
1. 역지사지
2002년 우리는 4강까지 올라갔다.
그 와중에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강호들을 꺽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사건이 있으면 어디에나 다른 시각이 있기 마련이지만, 2002년의 우리의 신화와 같은 활약에 상대국가들은 홈 어드밴티지니, 심판의 편파 판정이니, 심판 매수니 등의 험담을 늘어 놓았다.
오늘 토고의 피스터 감독은 프랑스 전에 여태까지 뛰지 않은 선수도 고루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이던 아니던, 그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토고는 이번 대회가 첫 월드컵이다.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선수의 기량 성장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 잘 보아온 우리가 피스터의 그와 같은 생각에 대해 프랑스에게 돈을 받았다는둥의 근거 없는 비난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설사 프랑스에게 돈을 받았다고 할 지언정 우리가 2002년에 받은 상처를 똑같이 되갚아주려는 그와 같은 발언은 공인이던 개인이던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일이 토고전에서도 있었는데,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의 지붕을 닫고 경기를 진행하라는 FIFA의 조취가 스위스인인 블라터의 의중이라는 둥의 주장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의 경기에서 지붕을 어떻게 했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식의 비난을 하려거든 심판 매수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한 비난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
겨우 4년 밖에 지나지 않은 일인데, 왜 우리는 또 다른 누군가를 도마에 올려놓으려고 하는가?
우리에게 좋지 못한 일이라면 그들에게도 썩 좋은 일은 아니다.
2. 중용
거리의 붉은 물결은 나 역시도 흥분하게 만든다.
그 무리에 동참하여 우리의 승리를 축하하는 일에 열심이고 싶다.
그리고 토고전이 있었던 날에는 나 역시도 강남대로로 나가 대한민국을 연호하고 소리를 치고, 그 흥에 동참했다.
젊은 혈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솔직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의아스러울 정도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사람에게는 넘지 말아야만 하는 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름 모를 사람의 재산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 아래에서도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열광한다고 할 때의 광은 분명 狂이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축구에 열광한 우리 모두가 미쳐 난동을 부려도 좋다는 허락의 표시는 아니다.
우리가 지켜야할 선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다시 한번 살펴 보아야 할 것 같다.
3. 체력은 국력
몇며칠을 축구로 밤을 지새웠더니 몸이 말이 아니다.
현대 축구는 전면적인 압박 수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체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만 하는 무기 중에서도 으뜸이다.
그렇다고 축구를 보는 쪽은 약골이어도 좋은가라고 하면 그렇지 않다.
축구를 보기만 할 쪽에서도 체력은 갖추어야만 하는 무기 중에서 으뜸이다.
아무리 축구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했다고 하더라도, 깨어 있지 못한 자는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깨어있는 자라고 모두 체력이 좋은 것은 아니어서, 그 다음의 생활을 망쳐 가면서 축구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축구 선수에게나 우리에게나 체력은 국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