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회가 늘어날 수록 부담감도 슬쩍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읽어서 느끼는 부담도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뭔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큰 것 같다.
그래도 또 쓸 떄가 되면 쓰는 것만으로 즐거운 것이기에 오늘도 '펜을 들었다.'
며칠 전 리퍼러 기록을 보니 꽤나 유명한 몇몇 작품의 제목을 키워드로 검색엔진을 타고 오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마스터 키튼'을 쓰고 한번 대폭 늘고,
바로 직전 포스트인 '시티헌터'를 쓰고 또 꽤 늘었다.
특히 네이버가 크롤링한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 이후로 방문자가 많이 늘어나더라는...
정작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검색엔진은 나를 버린 것인지,
네이버보다 낮은 순위에서 뜨더라는... ㅋㅋㅋ
뭐 다 쓸데 없는 소리였다.
이제 오늘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오늘의 작품도 역시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해준 만화다.
그러고 보니 당시의 나는 도대체 만화 보느라 공부는 언제 했는지 신기할 뿐이다.
만화를 본 열정으로 공부를 했으면... 뭐 지금이나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련다.
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오늘의 포스트는 지금까지 정리했던 작가들보단 조금 그 무게감이 떨어지는 작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이 작가나 오늘의 작품도 당시에는 굉장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최근에 와서는 확실히 그 인기라는 것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나와 같은 세대의 만화 팬이라면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작품...
마리모 라가와(真里茂 羅川)의 '아기와 나(赤ちゃんと僕)'다.

눈을 참 잘 그린다고 생각한 것은 CLAMP와 마리모 라가와 정도였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 작가에 대한 자료는 구하기 힘든 편이다.
심지어 나이가 몇살인지 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사진을 구할 길은 당연히 없었다.
공식 블로그에는 9월 21일 생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다만 알려져 있는 몇가지 사실은,
12세에 첫번째 작품을 그려 무려 4년간의 긴 구애를 한 끝에 만화가로 데뷔할 수 있었다는 것,
첫번째 장편인 '아기와 나'의 메가히트,
'언제나 상쾌한 기분(いつでもお天気気分)', '뉴욕뉴욕', '저스트 Go(しゃにむにGO)'의 연속 히트,
그리고 이 모든 작품을 백천사(白泉社)의 격주간 하나또유메(花と夢)에서 발표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첫번째 장편인 '아기와 나'의 메가히트,
'언제나 상쾌한 기분(いつでもお天気気分)', '뉴욕뉴욕', '저스트 Go(しゃにむにGO)'의 연속 히트,
그리고 이 모든 작품을 백천사(白泉社)의 격주간 하나또유메(花と夢)에서 발표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순정만화 작가의 탈을 쓴 명랑 캐릭터 만화의 대가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작가로서의 성장과정이 안타까운 작가 중 첫손에 꼽는다.
이 안타까움이 굉장히 개인적인 감상이긴 한데,
최초에 그녀의 그림이라던가 '아기와 나'의 내용에 반했던 것은 분명히 그 순정만화로서의 필체와 감성을 유지하여 순정만화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섬세한 인물 감성 묘사가 살아 있었던 것이었는데,
'아기와 나'의 인기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감성은 사라지고 캐릭터만 남더라는 것이다.
독자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작가의 숙명일테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지만,
개인적으로는 회가 거듭될 수록 '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화 되어가는 작품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의 작품들인 '언제나 상쾌한 기분'이라던가 '뉴욕뉴욕'도 구입했고,
'아기와 나'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이 두 작품에서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긴 했다.
최근작인 '저스트 Go'는 한 25권 정도까지 보다가 포기했지만...

'아기와 나'는 국민학교 5학년인 에노키 타쿠야(榎木 拓也)와 2살 배기 동생 미노루(実), 그리고 형제의 아버지인 하루미(春美)의 가족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물론 형제의 어머니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작품이 시작될 때엔 이미 죽어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어쩔 수 없이 동생 미노루를 온전히 돌봐야 하는 타쿠야가 겪는 육아 스트레스와 고난을 이겨내며 얻는 교훈과 가족애가 작품의 주요한 내용이다.
여기에 타쿠야와 미노루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조연들의 이야기가 겹치며 극의 짜임새는 단단해지고 그 폭은 넓어져 간다.
역시나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라 작품 전체를 통해 이어지는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타쿠야가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2년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도대체 몇번의 여름과 몇번의 겨울이 지나가는지 이해불가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아마도 시간 순서로 에피소드를 구성하지 않았다고 우길 심산인가 보다.
그래도 하루미와 유카코(由加子, 죽은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라던가,
대미를 장식하는 미노루의 구사일생 에피소드는 한권을 통째로 사용하며 그리고 있는데...
이 두 에피소드를 통해 작품의 초기 기획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초반에는 꽤나 최루성 작품이었던 것이 작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캐릭터 개그물로 변질되어 버려서 안타까워 했던 사람들이 꽤나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의 두권과 위의 두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는 두권 정도가 '아기와 나'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작품 역시 만화를 참 많이 보던 중학교 시절 처음 보게 되었다.
당시가 아마도 우리나라를 일본 만화가 점령하기 시작한 시기이자 가장 위력적이었던 시기로 기억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그럭저럭 조금 팔린다 싶은 만화는 정식 라이센스를 통하던 해적판이던 어떻게든 우리나라에 출판이 되던 시기였다.
'아기와 나'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식 라이센스를 통해 들어왔는데,
대원에서 '하나또유메코믹스'를 표지 디자인도 바꾸지 않고 '이슈코믹스'로 대거 들여오면서 가능했다.
뭐 이래저래 일본 만화를 손쉽게 구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아기와 나'는 내가 직접 고른 만화는 아니었고,
당시에 거의 매일 같이 다니던 조모군과 그의 형이 거의 반강제로 보게 만들었었는데,
사실 난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순정만화를 그렇게 열심히 읽는 부류의 인간이 아니었다.
왜 이렇게 편식이 심한거야??? ㅡㅡa
그런데 단지 '그림이 좋아.'와 '아기 표정이 귀여워.'라는 두 마디에 일단 읽어보게 되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한국어판의 아버지 이름이 '석원'이었다는 점도 크게 어필하여,
본 작품에서 최고의 꽃미남이자 능력남인 아버지가 나와 이름이 같다는 사실에 굉장히 흐뭇했던 기억이 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아버지의 이름이 석원이었던 것에 감동해서 '내가 나중에 아들을 둘 낳으면 진이와 신이로 해야지.'라고 했던 개념상실의 시대를 겪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보영'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찾기도 했던 것 같다. ㅡㅡa
그리고 홀수권이었는지 짝수권이었는지 이제는 기억이 흐릿하지만 권말에 실린 마리모 라가와의 단편은 그림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예전의 것이었지만 스토리만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흠뻑 빠져들어서는 역시나 얼마 안되는 용돈을 탈탈 털어서 사봐야만 하는 만화책이 되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초반에는 꽤나 최루성이 강한 작품이었던 탓에 신간을 사서 돌아온 밤에는 침대에 누워 훌쩍거렸던 기억도 있는데,
분명 당시의 나는 꽤 잘우는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이었던 것 같다. ㅋㅋㅋ

저 위의 꽃미남이 윤석원님이시다. ^^
마리모 라가와라고 하는 작가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지명도를 갖고 있는 작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기와 나'는 여전히 만화에 입문(?)하는 위치에선 꼭 지나치게 되는 명작선에 끼게 된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에서 중반부 이후에 짱구와 같은 캐릭터 개그물로 변질되었다고 투덜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순정만화 특유의 세밀한 인물 묘사가 살아있어 독자에게 다양한 감성을 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육아라고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꽤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감정이입의 단계에까지 이르기 쉬운 작품의 한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이 작품은 훌륭하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몇 작품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몇번을 되뇌이지만 마리모 라가와의 완성형이 본격 순정만화 작가로 향하고 있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덧글>
우리나라에 '아기와 나'라고 하는 실사영화가 있었다고 한다.
자세히 확인하지 않아 어떤 관계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실제의 아기가 만화책 속의 미노루를 연기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장근석군이 나온다고 하니...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