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맡은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려고, 혹은 그냥 refresh 차원에서 일산 Kintex로 '한국전자전'을 다녀왔다.
이런 류의 박람회에 정말 오래간만에 가는 것이라 살짝 기대도 되고, 일산이라는 장소가 갖는 '교외'라는 이미지 때문에도 두근두근하며 3호선을 무려 1시간 이상 타고 갔더랬다. (지난 수요일이니까 10월 10일, 쌍십절이자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생긴 날이었다.)
일단 총평을 하자면 5000원이 아까운 속 빈 강정. ㅡㅡa
전람회라고 하면 뭔가 미래지향적인, 그래서 해당 산업의 로드맵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야한다고 생각한다.
혹은 현 시대의 최고 기술들의 각축장으로서 한 보까지는 아니라도 반 보 정도 이후의 세계에 그 산업군의 선도주자를 가리는 자리가 되는 것이 옳지 않나라고 생각을 한다.
뭐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니 틀렸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일단 내가 5000원 (회사 돈이지만)이나 내고 들어갔고, 더 중요한 것은 왕복 3시간 가량의 허송세월과 관람을 위한 3시간 정도의 여유 시간을 마련했으니 사실 엄청난 비용을 들인 것으로,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최소한 날한테만은 불합격인 것이다.
이번 2007 KES는 그런 의미에서 완전 불합격이다.
물론 난 이런 류의 전람회를 꾸준히 다녀보지도 않았으니 평을 하기엔 아직 미숙한 감이 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바가 확실했고, 그것이 YouTube 같은 매체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전자 박람회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그래도 IT강국이라고 그렇게 자랑을 했으니 세계적인 수준에는 못미치더라도 어느정도느 근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있었는데. ㅡㅡa
가장 큰 문제는 참가사 중에서 big player가 삼성, LG, SONY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Hier 같은 신흥 강자가 참가하긴 했지만, 얘들은 일단 신흥강자일뿐 아직 선도업체의 대열, 특히 디지털 라인업에서 선도업체가 되기엔 우리가 80년대부터 오늘까지 근 30년을 보냈던 정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참가했다는 big3들도 미래를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모터쇼에서처럼 5년 후 모델의 컨셉을 보여달라는 얘기도 아닌데, 왜 2007년 10월 현재 시장에서 팔고 있는 물건만 전시하고 있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다.
전람회에 출품된 제품 중에서 시장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모델은 본 기억도 없다. (열심히 안봐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가령 차세대 제품을 풀시했다고 치더라도, 각 회사의 디지털 라인업에 대한 철학이 읽혀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SONY는 contents의 create, consume, 그리고 distribute를 담당할 모든 제품을 라인업 안에 두고 있다.
따라서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서 SONY가 갖고 있는 contents 중심의 biz model을 간간히 보여주는 과정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제품은 이것입니다.'라는 catch phrase를 marketing 기법으로 포장하는 전시회를 기획한다.
이번 KES에서도 약하긴 하지만 그런 느낌을 강하게 심어줬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었다.

contents biz에 대한 SONY의 철학을 엿볼 수는 있었지만, 요즘 PS3 죽 쑨다며. ㅡㅡa
삼성은 어떤가?
삼성은 도대체 뭘 하는지는 알 수 없는 기업이지만, 분명한 것은 핸드폰으로 대표되는 개인용 네트워크 단말기에서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아무리 HDD도 만들고 D-RAM도 만들지라도, 개인의 네트워크 발달로 인하여 변화하는 세상을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자신들의 라인업에 있는 HDD던, D-RAM이던 TV던 자랑을 하고 팔 수 있어야 했던 것이다.
아무리 대략 아무 계획 없이 문어발식으로 잘된다는 사업은 일단 하고 보자는 철학을 갖고 있더라도 그 안에서 어떤 하나의 철학을 만들어 나갈 생각을 해야하고, 이미 삼성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위치에 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그 노력을 소홀히 했다.

LG는 말할 것도 없었다. ㅡㅡa


아니, 분명히 훌륭한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장 220V 플러그를 파는 업체가 명색이 '대한민국전자전'에 한 부스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런 정도의 부품은 을지로만 나가도 지천에 깔렸다.
이것이 global market에서의 Korean market의 주소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한편, YouTube 같은 미디어의 발달이 결국 물리적 공간에서의 show의 가치를 얼마나 현저하게 변화시키는지 알 수 있었다.
결국 우리나라를 벗어나야만 하는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