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블록버스터에 대해서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다.
아니, 영화라고 하는 장르의 창작물 전반에 대해서 굉장히 관대하다.
영화를 한번이라도 자기 손으로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남이 만든 영화를 욕해서는 안된다.
또 그럴 수도 없게 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블로그에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를 욕해본적은 없는 것 같다.
이 영화에 대해서도 욕을 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추천할 생각도 안드는 것을 보면,
이 영화는 좀 문제가 있다.
그러면서 왜 봤냐고 물어본다면,
우리 회사의 굉장한 취향이라고 답하련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해본 '공짜 단체 관람'의 위력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찌 된 일인지 매번 단체 관람은 찝찝한 뒤끝이 있다.
이것도 징크스라면 징크스일지도...
혹은 '역시 돈을 안내면 애착따윈 안생겨.'의 증거가 될지 모를 일이다.
물론 여기저기에서 그렇게 욕 먹는 것을 보면서도 조금 보고 싶은 마음도 있기는 했으니...
아마 돈 내고도 봤을지 모른다.
그랬다면 어떤 평을 했을까???
이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또 한편의 영화가 있다.
Tome Cruise와 Steven Spielberg의 '우주전쟁'이다.
누군가가 '우주전쟁 봤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야.'라고 하기에,
'굉장히 욕을 먹고 있어도 기본은 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원작이 과거 SF의 걸작이고,
헐리웃의 특A급 스타가 출연하고,
모티브가 굉장히 유사한 작품이다 보니 비교를 당하는 것은 숙명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비교의 대상이 헐리웃이 자랑하는 배우와 감독의 작품이니 결코 욕을 먹을 정도는 아니겠지 싶었다.
그런데 여기서 어그러지는 것이 있으니,
감독과 작가의 역량, 혹은 경험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스포일러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이 영화의 갈등구조를 이야기 하는 것은 정말 미안함이 없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 듯이,
외계에서 인류를 멸종시키러 클라투가 오고,
그런데 클라투는 헬렌을 통해 인간의 아름다운 면을 발견하고,
인류 제거는 포기하고,
그냥 지구를 잠깐 '멈추는 정도'로 참는다.
플롯은 단순하지만,
그럴 수록 그 안에 인간의 아름다운 면이라는 뭔가를 발견하기까지의 갈등구조는 치밀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갈등구조가 너무 엉성하다.
'설마 저거때문에 계획을 바꾸는거야?'라고 생각할 참이면 영화는 끝난다.
극장을 나오는 내내 '도대체 작가가 누구야?', '집에 가면 검색해 봐야지.'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이 작품이 평생에 두번째 작품인 David Scarpa라는 친구였다.
그의 첫 영화는 2001년 작품인 'The Last Castle'이라는데,
Robert Redford가 나오는 군사법정물 쯤 되나 보다. (안봐서 모른다.)
이 영화도 굉장히 크게 실패했다고 하니...
물론 작가에게 다 뒤집어 씌우는건 문제가 있지만,
일단 요약만 봐도 갈등구조가 굉장히 중요할 듯 보이는 영화가 실패했다면...
작가의 책임이 꽤 많지 않나 싶다.
'지구가 멈추는 날'도 결국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은데,
내 마음대로 판단에선 그렇다는 거다.
신나게 욕했으니 이제 칭찬을 좀 하자면...
1. Jennifer Connelly는 여전히 아름다우셨다.
나이가 조금 들었고, 굉장히 말라버리긴 했지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를 보고 반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으니...
당시 이분은 어린 나에게 민메이, 미사, 크리미 마미 그리고 메텔과 함께 여신이셨다.

2. Keanu Reeves의 옷발은 여전했다.
어눌한 말투와 눈빛 그리고 조금 늙어버리긴 했지만,
이 아저씨는 그저 검은색 수트를 입혔을 뿐인데 광채가 나더라. (물론 2000불 쯤은 가뿐히 넘는 녀석이겠지만...)
외계인이나, 퇴마사, 심지어는 가상현실의 수퍼히어로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멋은 저런거다.
문제는 여전히 작품 고르는 눈은 저 밑에서 굴러다닌다는 거... ㅡㅡa

3. 제목을 충실히 표현했다.
제목을 다시 한번 잘 읽어 보시다.
원제는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이고 우리나라 제목도 '지구가 멈추는 날'이었다.
어디에도 '인류가 멸망하는 날'이라는 말은 없다.
처음부터 인류는 멸망할 계획조차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이지. ㅋㅋㅋ
이래저래 공짜로 봐서 다행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다.
러닝타음을 늘리는 쪽으로는 해결이 안되었을테니,
도입부를 좀 더 간결하게 호흡을 빨리 가져가면서 클라투가 인류의 더 많은 모습을 보는 쪽으로,
혹은 클라투가 인간의 갈등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하며 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전개했어야 맞지 않나 싶기는 한데,
그것도 어찌 보면 Spielberg에 길들여진 어설픈 생각이 아닐까 반성을 한다.
한 50년쯤 또 지나고 나면 2008년판 '지구가 멈추는 날'이 명작으로 꼽힐지도 모를 일 아니겠는가...
난 그런 세상이 오기 전에 죽었으면 좋지 싶은데...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