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부지런한 편이 아닌 블로거라 여행기를 써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쓰게되었다. 게다가 아주 짧고 계획 없는 여행이어서 그리 쓸 거리가 많지도 않았고. 뭐... 그래도 일단 다녀왔으니 정리는 해둬야겠지 싶은데... 나 지금 회사 업무시간이라며??? ㅡㅡa
이번 여행은 정말 급조된 여행이었다. 워낙 계획 없이 일 잘 저지르긴 하지만, 그래도 물 건너 가는 일도 이렇게 정신 없이 정하긴 쉽지 않은데 말이지. 그러고 보니 최근 여행은 다 대략 이런 식으로 갔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어쩐 일인지 더 계획과는 멀고먼 삶을 사는 것 같다. 이것 저것 할 일들이 많아서 노는 데에까지 시간을 미리 잡아두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는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씁슬하며, 한편으로는 올해 휴가도 못쓰고 지나가는 김동현이 생각에 가슴이 아프네.
그럼 간단하게 여행 정리. 동경에 금요일 오후에 도착했음으로 금요일 스케쥴은 전혀 없었다. 숙소를 롯본기에 잡아서 그 주변에서 노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정말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들어왔다. 딱히 위험할 일도 없는데 말이지.
파티버스란다. 뭐하는 버스인지... ㅡㅡa
첫날 먹은 우동. 뭐 한국보다 국물이 조금 덜 달다가 포인트일까???
둘째날은 오다이바로. 나는 계획도시를 좋아하기도 하고, 게다가 '러브제네레이션'을 본 기억이 너무 간절해서 오다이바에 갔던 거였는데, 뭐 반지를 던질 일은 없었으니 사실 그렇게 잘 선택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반지를 던질 상황이었으면 좋았다는건가??? ㅋㅋㅋ) 레인보우 브릿지에서 야경 찍겠다고 끝까지 버틴 것이 용하다면 용했던. 그리고 롯본기로 돌아와서 '롯본기 힐즈'로. 그 유명한 '모리 아트센터'에 가겠다고 간거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살짝 현기증도 나고, 기분도 안좋아지고 해서 일행에게 너무 미안했다. 괜히 심술만 부리고 말았다. ㅡㅡa 게다가 '모리 아트센터'에서 당시에 하고 있던 전시가 너무 기괴해서 더욱 우울해졌었던.
비너스 포트의 대관람차. 날씨가 맑아서 예뻐 보였던 걸까???
일요일에는 긴자로. 동경역에서 나리타로 떠나보내야 했던 일행이 있어서 긴자에서 점심을 먹고, 긴자-동경역 구간을 걸어서 두번 왕복했다. ㅋㅋㅋ 그 유명한 '그릴 쯔바메'에서 함바그를 먹을 수 있어서 좋긴했는데, 마침 공사 중이라 이사를 하셔서 찾는데 완전 고생했다는.
'그릴 쯔바메'의 함바그. 난 저렇게 계란 후라이가 sunny side up으로 올라가 있는 함바그가 좋다.
월요일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이 애매해서 역시나 동경역 부근에서 배회. 이 날은 이미 많이 지쳐있어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았다. 덕분에 마지막에 먹은 꽤 맛이 좋았던 라면은 사진도 못 찍었네. 하긴 음식마다 사진 찍는거 촌스러워서 싫다고 생각은 하지만,
난 어려서부터 (최근 20대 초반의 일을 어려서라고 했다가 기호가 깜짝놀라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슬슬 그맘 때가 어릴적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고민이 생기면 덕수궁 석조전 계단에서 콜라와 담배를 솜노하곤 했다. 그런 까닭에 덕수궁에는 놀러간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생각을 정리하는 곳이랄까? 어떤 이유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덕수궁에만 가면 답답했던 문제가 풀리는 느낌이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어서 양쪽의 정기를 모두 받아서인가... ㅡㅡa
과거와 현대의 부조화 속의 조화가 덕수궁의 묘한 매력을 더해준다.
뭐 내 사진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다. ^^
사실 이 카테고리엔 여행기를 쓰려고 하는데, 최근 여행 갈 일이 하나도 없어서 결국 이 정도의 소소한 유람기, 유람기도 아닌 사진만 남기게 되었다. 이런 현실이 비참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행복이라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어서 즐거운 몇 안되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덕수궁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혼재되어 있어, 아주 잠깐이지만 묘하고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혹시라도 주말에 시간은 남고, 할 일도 없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는데 굳이 나가야만 하겠다면 덕수궁 정도 가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한다. ^^
조선의 궁궐과 성공회 주교좌 교회, 그리고 세종로의 고층빌딩의 앙상블이 덕수궁의 멋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