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이야기하면... 귀신이 등장하는 종류의 공포물을 좋아한다.
매년 개봉하는 공포 영화 중에서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다 보려고 한다.
아... 최근 이삼년은 제대로 못봤다. ㅡㅡa
하여튼...
난 공포, 귀신, 괴담 이런 류의 컨텐츠를 굉장히 좋아한다.
아마도... 스스로도 꽤 그럴싸한 공포 경험이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넷이 좋은 점은... 뭔가 특별한 분야의 컨텐츠를 찾고 싶을 때 그 quality는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quantity의 측면에서만은 충분한 수준을 유지해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컬트, 음모이론, 미확인 생명체, 괴담 이런류의 컨텐츠는 정말 차고 넘친다.
세상에 왜 그렇게 공포 체험을 한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a
최근에 내 사정권에 들어온 블로그는 괴담을 주로 다루는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이다.
인터넷 부여잡고 놀다놀다 정말 놀거 없을 때 한번 주욱 읽어주면... 괴담에도 패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 괴담의 역사도 알 수 있다. ^^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처음 썼던 시나리오는 괴담 수준은 아니었지만 분명 환상문학에 근간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썼던 시나리오는 분명히 어딘가에서 본 도시괴담의 짜투리 정도였던 것 같다.
누군가... 왜 그렇게 공포영화를 좋아하냐... 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아... 우리 교수님이었다. ㅡㅡa
지금도 갖고 있는 확고부동한 나만의 공포영화에 대한 가설은
- 공포는 극도의 불쾌함이다.
- 영화는 자신의 의사로 돈을 지불하고 즐기는 컨텐츠다.
- 극도의 불쾌함을 자신의 의사로 돈까지 지불하면서 즐긴다는 개념은 이 세상에 공포영화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엑소시스트', '오멘', 그리고 '환상특급(Twilight Zone)'과 같은 완성도 높은 공포물을 사랑하고,
그런 공포물을 만들어낸 작가와 감독을 존경해 마지 않는다.
사실 이 포스트는 내가 겪은 공포체험 중에 그럴싸한 것 몇가지를 적어볼까하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서론이 너무 길어져서... 그런 포스트인지 나도 깜빡하긴 했지만. ^^a
소위 기가 약한 사람들, 혹은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귀신을 본다고들 한다.
내 경우는 아마도 전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혹은... 그런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만들어낸 환각일 수도 있겠다 싶다.
여하튼... 일단 시작해 보자. ^^
1. 남자화장실의 변기는 말이야...
아마도 1999년 6월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봄학기가 끝나갈 무렵 친구들과 시험공부를 하겠다고 학교에 남았으나,
대학을 오고는 공부와 담쌓고 살던 우리가 도서관에 자리를 맡아놓았을리 없다.
덕분에 정문에서 가까운 공대에 자리를 잡았다.
마침 친구 중에 공대에 다니던 녀석이 있었고,
녀석의 동아리방이 비었다는 이유였다.
시험기간이라고는 하나 어쨌든 친구들 모인 자리...
술이 빠질 수 없어 일단 동아리방에 가방을 두고 신촌으로 나갔다.
맥주를 몇잔 시원하게 걸치고,
이제는 공부를 해야겠다며 학교로 향한 시각은 대략 11시...
아직도 공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가방만은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공부를 하려고 자리에 앉기는 했으나,
술도 올랐고,
마침 다들 연애사에 바빴던 시기이기도 했고,
그런 날일 수록 이야기꽃은 만발하기 마련,
맥주를 몇잔 시원하게 걸치고,
이제는 공부를 해야겠다며 학교로 향한 시각은 대략 11시...
아직도 공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가방만은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공부를 하려고 자리에 앉기는 했으나,
술도 올랐고,
마침 다들 연애사에 바빴던 시기이기도 했고,
그런 날일 수록 이야기꽃은 만발하기 마련,
책상에 책만 주욱 깔아놓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때...
동아리방 건너편으로 있는 화장실에서 '따따따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가 다수였던 모임인지라...
"이 소리는 남자 소변기에서 물 내려갈 때 나는 소리야."
라고 누군가 말했고,
이의를 다는 녀석 하나 없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처음엔 하나에서만 들리는가 싶더니,
둘, 셋 늘어나서는 대여섯대의 변기에서 동시에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되었다.
게다가 물이 내려가는 시간은 고작해여 몇초,
소리가 멈추기 무섭게 다시 물이 내려가고,
이런 소리들이 반복되어 공부는 물론 잡담을 나누기에도 거추장스러워졌다.
결국 술기운에 용기를 낸 두녀석이 화장실에 가서 장난치는 녀석을 혼내주겠다며 나갔고,
녀석들이 나간지 몇초 되지 않아 소리는 잦아들었다.
범인을 잡은 모양이라고 생각할 무렵,
화장실 원정대가 돌아와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만 한다.
그리고...
다시 예의 그 소리가 하나, 둘, 셋 늘어 나서는 쉬지 않고 변기 물내려가는 소리를 내고 있다.
화장실 원정대는 다시 화장실로 향하고,
원정대의 출발과 함께 소리는 멈추고,
화장실엔 아무도 없는 무한 루프.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우리는 짐을 싸들고 신촌의 게임방으로 가고 말았다.
며칠 뒤,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흉가 체험이라며,
방 가운데에 촛불을 켜고,
촛불을 AF가 가능한 캠코더로 촬영을 하고,
그리고 방의 사방에 적외선 센서를 설치, 센서에 무언가 감지되면 부저가 울리는 세팅을 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울린 부저에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치는 스탭들과
부저가 울린 순간 촛불에 맞춰저 있던 AF가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에 고정이 되며
촛불은 원래 크기의 2배로 커지는 영상을 보았다.
'아... 귀신인지는 몰라도 뭔가 적외선 센서에 걸렸나보군.'
이라고 생각한 순간...
남자 화장실 변기의 auto flushing은 적외선 센서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2. 세종로의 붉은 악마
학교를 다니던 시절 집으로 가는 최단 코스는 금화터널을 지나 광화문 앞에서 세종로로 우회전을 하는 길이었다.
2004년 쯤이었을까,
그날도 10시가 넘어 연구실을 퇴근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역시나 금화터널을 지나 광화문에서 세종로로 우회전.
다들 알겠지만,
세종로는 중앙분리대가 잔디밭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고 횡단보도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뭔가 작업을 하러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이 서 있을 이유가 별로 없다.
물론 술에 취해 뛰쳐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10시여도,
그 시각에 차가 그리 많지 않아도,
사람이 거기까지 가는데 경찰이 그냥 냅둘리 없다.
그런데 난 봤다.
붉은 악마 셔츠를 입고 잔디밭 한가운데 서서 내 눈을 바라보던 초등학생을...
(그러고 보니 그때 이미 겨울로 진입해 가는 시기라 반팔 셔츠를 입고 집 밖으로 아이를 내보낼 부모도 없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두어야겠다.
너무 많이 까발리면 내가 목격한 그들이 날 미워할지도 모르니까. ^^
그때...
동아리방 건너편으로 있는 화장실에서 '따따따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가 다수였던 모임인지라...
"이 소리는 남자 소변기에서 물 내려갈 때 나는 소리야."
라고 누군가 말했고,
이의를 다는 녀석 하나 없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처음엔 하나에서만 들리는가 싶더니,
둘, 셋 늘어나서는 대여섯대의 변기에서 동시에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되었다.
게다가 물이 내려가는 시간은 고작해여 몇초,
소리가 멈추기 무섭게 다시 물이 내려가고,
이런 소리들이 반복되어 공부는 물론 잡담을 나누기에도 거추장스러워졌다.
결국 술기운에 용기를 낸 두녀석이 화장실에 가서 장난치는 녀석을 혼내주겠다며 나갔고,
녀석들이 나간지 몇초 되지 않아 소리는 잦아들었다.
범인을 잡은 모양이라고 생각할 무렵,
화장실 원정대가 돌아와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만 한다.
그리고...
다시 예의 그 소리가 하나, 둘, 셋 늘어 나서는 쉬지 않고 변기 물내려가는 소리를 내고 있다.
화장실 원정대는 다시 화장실로 향하고,
원정대의 출발과 함께 소리는 멈추고,
화장실엔 아무도 없는 무한 루프.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우리는 짐을 싸들고 신촌의 게임방으로 가고 말았다.
며칠 뒤,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흉가 체험이라며,
방 가운데에 촛불을 켜고,
촛불을 AF가 가능한 캠코더로 촬영을 하고,
그리고 방의 사방에 적외선 센서를 설치, 센서에 무언가 감지되면 부저가 울리는 세팅을 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울린 부저에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치는 스탭들과
부저가 울린 순간 촛불에 맞춰저 있던 AF가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에 고정이 되며
촛불은 원래 크기의 2배로 커지는 영상을 보았다.
'아... 귀신인지는 몰라도 뭔가 적외선 센서에 걸렸나보군.'
이라고 생각한 순간...
남자 화장실 변기의 auto flushing은 적외선 센서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2. 세종로의 붉은 악마
학교를 다니던 시절 집으로 가는 최단 코스는 금화터널을 지나 광화문 앞에서 세종로로 우회전을 하는 길이었다.
2004년 쯤이었을까,
그날도 10시가 넘어 연구실을 퇴근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역시나 금화터널을 지나 광화문에서 세종로로 우회전.
다들 알겠지만,
세종로는 중앙분리대가 잔디밭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고 횡단보도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뭔가 작업을 하러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이 서 있을 이유가 별로 없다.
물론 술에 취해 뛰쳐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10시여도,
그 시각에 차가 그리 많지 않아도,
사람이 거기까지 가는데 경찰이 그냥 냅둘리 없다.
그런데 난 봤다.
붉은 악마 셔츠를 입고 잔디밭 한가운데 서서 내 눈을 바라보던 초등학생을...
(그러고 보니 그때 이미 겨울로 진입해 가는 시기라 반팔 셔츠를 입고 집 밖으로 아이를 내보낼 부모도 없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두어야겠다.
너무 많이 까발리면 내가 목격한 그들이 날 미워할지도 모르니까. ^^










